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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날 듯 끝나지 않는 더위- 명리학적으로도 덥다

by 티노수 2025. 8. 9.

아침의 숨막힘

아침에 창문을 열었더니 숨이 턱 막힌다.
바람이 분다는데, 그 바람은 찬바람이 아니다.
“8월도 끝나간다”는 달력은 장식품일 뿐이다.
화폭 속 고흐의 ‘해바라기’가 오늘은 불덩이처럼 보인다.
“노란색이 이렇게 뜨겁게 느껴진 건 처음”이라고 중얼거린다.

 

끝나지 않는 경고

며칠 전 TV에서 들었다.
“이번 주가 고비입니다.”
그 말은 매일 새로 태어난다.
끝날 듯하다가 또 살아난다.
에드워드 호퍼의 ‘햇빛 속 방’이 떠오른다.
문 열어두어도 바깥은 숨막히고, 안은 적막하다.
“이 계절은 참으로 완고하다”는 생각이 스친다.

 

 

길 위의 풍경

길을 걸으면 나무 잎이 축 처져 있다.
사람들 표정도 비슷하다.
편의점 문이 열릴 때 나오는 차가운 공기에 발걸음을 멈추는 사람들이 있다.
아이스커피 한 모금 마시면 세상이 다 내 것 같지만 그 시원함은 사진 속 물방울처럼 금세 흘러내린다.
“모든 좋은 건 오래 가지 않는다”는 영화 대사가 정확하다.

 

 

 

명리학적 해석

더위는 단순한 온도의 문제가 아니다.
사주에서 화(火)가 강하면 몸이 달아오르고 마음은 급해진다.
올여름이 그렇다.
“숨이 짧아진다”는 건 단순한 비유가 아니다.
비 한 번 시원하게 내려야 균형이 맞는데, 구름은 늘 약속만 한다.
“오늘도 비는 아니다”라는 내 예감은 자주 맞는다.

 

 

 

 

더위와 함께 걷기

그래서 요즘은 피하지 않는다.
아침에 일부러 햇볕을 맞으며 걷는다.
땀이 흐르면 조금 시원해진다.
점심엔 보리차를 끓여 식혀 마신다.
미지근한 물이 열을 천천히 내려준다.
저녁엔 샤워기 물줄기를 약하게 틀고 오래 선다.
“더위는 싸우는 게 아니라 흘려보내는 거다”라는 말이 맞다.

 

 

 

속도의 변화

이렇게 살다 보니 마음이 달라졌다.
빨리 가야 한다는 생각이 줄었다.
느려지는 속도를 그냥 둔다.
길가 작은 그늘이 고맙고,
버스가 늦으면 그늘에서 더 쉰다.
더위가 미워만 보이지 않는다.
“잠깐 멈춰야 보이는 것도 있다”는 말이 이해된다.

 

 

 

 

 

화(火)를 다스리는 법

지금은 화(火)가 왕한 시기라 목(木)을 길러야 한다.
그늘진 길을 고르고, 초록을 오래 본다.
식(食)으로는 습(濕)을 보태는 게 낫다.
수박 한 조각, 오이무침 한 접시, 미지근한 보리차 한 잔.
불을 억누르기보다 길을 내서 흘려보낸다.
“길이 막히면 우회하면 된다”는 조언을 받아들인다.

 

 

 

변하는 마음

그렇다고 덜 덥진 않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면 뜨거운 공기가 먼저 들어온다.
현관 앞에서는 마스크 속 숨이 답답하다.
그래도 마음 속 스위치 하나는 바뀌었다.
‘끝나지 않는다’는 절망이 ‘곧 바뀌겠지’로 옮겨간다.
“모든 계절은 제 몫의 끝을 갖고 있다”는 엄마 말이 떠오른다.

엄마가 말했다.
“날씨는 계절을 못 이긴다.”
언젠가는 끝나겠지, 이 더위도.

 

 

 

오늘의 결론

창문 닫기 전 하늘을 한 번 더 본다.
구름이 몰리다 흩어진다.
오늘도 비는 안 올 것 같다.
내일도 비슷하겠지.
그래도 괜찮다.
오늘도 보리차를 끓일 거고,
그늘진 길로 돌아갈 거고,
샤워기 물줄기를 약하게 틀 거다.
불은 큰 불로 이기는 게 아니라, 길게 만나는 물이 이긴다.

그래도 복날핑계삼아 이런거 하나정도는 먹어줘야되는데...

 

 

 

 

그리고…
이 더위가 길어지면 이렇게 정리한다.
오늘의 상신은 에어컨.
용신은 보리차.
희신은 낮잠.
결론.
제 사주는 내일 시원해질 예정이지만, 혹시 몰라 리모컨은 베개 옆에 둔다.
“준비된 사람만이 더위를 견딘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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